사랑과 사랑에 대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는 소장욕을 불러일으킬 만큼 훌륭하다.


수가 너무 많고 취향에 맞지 않는 작품들이 있어서 굳이 소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학 도서관에서 자주 애용했던 시리즈다. 그만큼 좋은 작품들이 많고, 번역이 믿을만 하다.


이 작품은 프랑스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이다.


'폴'이라는 여성을 중심으로 그녀의 오래된 연인 '로제'와 젊고 아름다운 청년 '시몽'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 흔히 말하는 삼각관계의 이야기다. 로제는 폴과의 관계에서 권태를 느낀다. 해서 폴과 멀어져 다른 여자를 품에 안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은 로제를 원한다. 기다린다. 그러던 중 시몽이 폴에게 반하여 그녀에게 구애한다. 폴은 처음에는 그저 어린 청년을 놀리는 정도로 반응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시몽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반면, 로제는 다른 여자를 만나면서 폴이 자신에게 있어서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 여자였는지 깨닫는다. 으레 모든 남자들이 그렇듯, 로제 역시 여자를 소홀히 하고서야 그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가 궁금한 작품이 있는데, 이 작품도 그렇다.


짝사랑이나 삼각관계 같이 여럿이 얽힌 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누구와 연결되는지, 연결되지 않는지가 관건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도 결국 폴이 로제와 연결되느냐, 시몽과 연결되느냐를 생각하면서 읽게 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변해가는지 관찰할 수 있다.


사랑은 고결하거나 아름답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고결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보면 우리는 감동하는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든다. 많은 작품들의 단골 소재로 사랑이 등장하는 건, 이 변화무쌍한 감정이 무수히 많은 갈등을 빚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갈등을 해결하고 이뤄낸 사랑이 얼마나 빛나는가. 우리는 이미 수많은 작품 속에서 그 빛을 확인했다. 이따금 그 빛에 홀려 새로운 사랑을 꿈꾸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사랑을 빛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경험한 이들이라면 알 수 있으리라.


결말이 궁금하거나, 사랑에 대한 남녀의 감정을 탐구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이 책을 선물해준 G에게 감사한다. 이 책은 나를 보다 성숙하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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