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8.01.09 새해 맞이 남성지 탐구 『크레이지 자이언트』『맥심』『플레이보이』
  2. 2017.10.30 성인 남성지 비교 분석, 제 5장 [ 마치며 ]
  3. 2017.10.28 성인 남성지 비교 분석, 제 4장 [ 플레이보이 PLAYBOY ]
  4. 2017.10.26 성인 남성지 비교 분석, 제 1장 [ 三巴戰 ]

새해 맞이 남성지 탐구 『크레이지 자이언트』『맥심』『플레이보이』


절대로 의도한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또 이 세 잡지를 모두 구매하게 됐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새해 맞이 남성지 탐구를 해 보자. 얼마 되지 않는 블로그 유입자들 중 대다수가 『맥심』을 통해서 들어온다. 『크레이지 자이언트』는 언급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탓에, 내 블로그 글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플레이보이』는 너무 유명해서인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뭐, 어찌 됐건 새해 맞이 남성지 탐구를 시작하겠다.


기본적으로 남성지에는 매력적인 여성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남성들이 그 여성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남성지를 찾는다. 부정하지 말자. 이성이 이성을 좋아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물론, 동성을 좋아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좋아하는 대상에게 호기심을 갖는 건 자연스러운 거다.


남자들이 남성지를 보는 이유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기반으로 한다.


그럴 듯하게 써놨지만, 결론은 여성의 사진을 보고 싶어서 사는 놈들이 많다는 뜻이다.



신비스러운 표지를 앞세운 『크레이지 자이언트』 1월 호다.


개인적으로 무작정 벗은 사진 보다는 이렇게 분위기 있는 사진이 좋다. 사진은 좋은데 누군지는 모르겠다. 『크레이지 자이언트』의 모델은 다른 잡지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표지를 장식한 사람은 바이올리니스트 이하림이다.


다른 잡지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는 뜻이지, 절대로 모델의 인지도가 낮다는 뜻은 아니다. 이하림도 자신의 분야에서는 인지도 있는 인물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남들과 다른 감각, 분위기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이하림의 화보는 분위기로 모든 걸 압도한다. 런던 페이퍼 보이 같은 저 차림 좀 봐라. 매력이 철철. 


그런데 나 같이 이런 사진을 좋아하는 남자는 그리 많지 않다. 대개는 살색이 보여야 좋아한다.



그런 남성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HOT GIRL 화보가 잡지 중간 중간 끼어있다. 인터뷰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사진 분위기는 모델에 따라 천자만별인데, 개인적으로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다만, 어느 정도의 노출은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호기심 왕성한 남자들에게는 환영 받겠다.



무작정 벗는 게 노출의 전부는 아니다.


에로티시즘의 발현은 시각적 효과를 넘어 상상력에 의거한다. 그냥 벗는 것, 벗은 것 보다 특정 상황에 대한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게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크레이지 자이언트』는 아직까지는 시각적 효과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편이다. 위 사진은 개인적으로 꼽는 1월 호 베스트 샷이다.



그렇다고 사진만 남발하는 잡지는 아니다.


한 페이지를 꽉 채우는 칼럼이 꽤 있다. 문제는 꽤나 읽을 맛이 안 나는 칼럼이라는 것이다. 보면 볼 수는 있는데, 맛있게 읽히는 글은 아니다. 이따금 필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위에 실린 결혼에 대한 칼럼이 그랬다. 이도저도 아닌 느낌. 마무리는 되게 착한 느낌. 필력, 글빨이 떨어지는 건 칼럼에서 뿐만이 아니다. 독자와 소통하는 '님들의 편지'에서도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답변을 보고 있노라면 눈물이 날 지경이다. 계속 나오는 하품 때문에.


여전히 나에게는 아쉬운 점이 많다.



HOT GIRL만 뽑다가, 올해에는 잡지사 모델을 뽑을 심산인가 보다.


지난번에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지만, 아직은 먼 일인 것 같다. 이런 콘테스트는 이미 『맥심』에서 진행해왔다.



『맥심』의 콘테스트에서 뽑힌 이들을 '미스 맥심'이라 부른다. 이들은 『맥심』의 콘텐츠나 행사에 참여한다.


『맥심』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콘테스트를 진행해왔다. 축적되어온 시간만큼 수많은 미스 맥심이 존재하고, 그들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맥심』의 힘이다. 게다가 미스 맥심은 독자의 투표로 뽑히기 때문에 팬과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하여간 영리하다.



세 잡지 중에 유일하게 부록이 수록되었다.


혜자스러운 『맥심』. 사실, 매년 1월 호에 달력을 부록으로 넣어왔다. 달력 자체는 걸어두기 좀 그렇지만, 가끔 펼쳐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 달력에 모델로 등장하는 여성들이 모두 미스 맥심 출신이다.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강점이 확실하게 두드러진다. 『크레이지 자이언트』도 올해 콘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이와 같은 이점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과거 미스 맥심으로 뽑혔던 이들을 인터뷰하기도 한다.


『맥심』의 오래된 독자거나, 그녀의 지지층들에게는 특별한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괜찮다. 화보가 볼만 하다는 건 둘째치더라도, 『맥심』은 특유의 글빨을 가지고 있다. 세 잡지 중에서 인터뷰가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이 정성스러운 답변이 보이는가?


뇌를 거치지 않고 방언처럼 터져나오는 이 답변. 이런 류의 개그에 피식피식 웃는다면, 당신은 주저하지 말고 『맥심』을 구독, 구매해야 한다.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거다.



아까 모델의 인지도를 이야기했는데, 이 아리따운 여성분도 나는 모른다- 고 생각했는데 이미 봐왔던 분이었다.


그 유명한 야구장 '볼걸'이시란다. 사실, 표지에 등장했던 치어리더 안지현의 인지도가 더 압도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크레이지 자이언트』에 비해서는 확실히 높은 인지도를 보여준다. 게다가 화보도 예쁘게 잘 찍어준다. 내공이 쌓인 모습이다.



게다가 다른 잡지의 인지도를 파. 괴. 하는 핫한 남자도 나오니- 인지도는 단연 탑이 아닐까. 영화 『신과 함께』가 천만을 돌파했단다.



이들의 글이 재미있는 건, 이들의 작업이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글빨이 뛰어나다기 보다, 기본적으로 작업이 재미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아닐까. 그런 모습을 비하인드에서 가감 없이 보여준다. 여기서는 쓰이지 못한 B컷들을 구경할 수 있다. 『크레이지 자이언트』에도 B컷이 있지만, 딱 한 컷 실려있었다.



사실, 1월 호 남성지를 구매하게 된 계기는 『플레이보이』의 아름다운 표지 때문이다.


『플레이보이』의 트레이드 마크인 바니를 살려서 디자인한 표지가 눈에 확 들어왔다. 『플레이보이』는 내게 단순한 에로티시즘의 자극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상상을 유도하고 생각을 끌어낸다.



무엇보다 화보가 제일 아름답다.


여체에 대한 탐닉이라기 보다, 모델 대상에 대한 탐구에 가깝다. 때문에 그냥 '야한 사진'을 기대했다면, 글쎄......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겠다. 게다가 여성 모델만 등장하는 화보 수가 세 잡지 중에 제일 적었다. 그래봐야 한 개 차이지만. 참고로 여성 모델 사진 지면이 제일 많았던 잡지는 압도적으로 『크레이지 자이언트』였다.



광고 사진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광고 사진, 제품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잡지 구독을 필수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이기도 하니까. 남성지 중에서는 『플레이보이』가 제일 낫다. 패션지에서는 『레옹』을 추천한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광고 사진은 '있어 보이게' 만드는 게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고급지게 찍는 스킬이 필요하다. 두 잡지는 각 분야에서 가장 럭셔리한 잡지라는 점에서, 사진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권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음식을 이용한 에로티시즘은 이제 익숙한 것이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보이』는 '있어 보이게' 잘 찍어냈다.



『플레이보이』는 센터 폴드 CENTERFOLD가 존재한다.


가로로 길게 펼쳐지는 이 사진은 언제나 탐이 난다. 『플레이보이』는 이 센터 폴드만 따로 모아둔 화보집도 판매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1월 호에는 과거 나인뮤지스에서 활동했던 DJ RANA가 영광의 주인공이 되었다. 접혀있는 부분이 궁금하다면 서점에 가서 당장 『플레이보이』를 사라. 늦지 않았으니까.



칼럼은 길고 진지하다.


세 잡지 중에서 가장 무게감 있는 이야기를 한다. 게다가 글빨이 쌓여있다. 내공이 느껴지는 글들이 많다. 인터뷰도 특이한데, 인터뷰어(질문자)의 말이 하나도 없거나 거의 없다. 인터뷰이(대답자)의 이야기가 주가 되어 찬찬히 써 내려간다. 인터뷰라기 보다 인터뷰이의 자기 소개 같은 느낌이랄까. 일기장을 엿보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플레이보이』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만화와 단편 소설이 연재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외국 같은 경우 잡지에 단편 소설이 실리는 게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문학지를 제외하고 단편 소설을 꾸준히 싣는 잡지는, 우리나라에는 없다. 없었다. 『플레이보이』가 유일하다.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아주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물론, 내 소설이 실릴 일은 없을 것 같지만...(시무룩)




새해를 맞이하여 탐구해 본 남성지에 대한 평은 이렇다.


단순하게 눈이 즐거운 볼거리를 찾는다면 『크레이지 자이언트』

뇌를 거치지 않는 드립이 난무하는 읽을거리를 찾는다면 『맥심』

조금은 무겁고 진지하게 생각할 거리를 찾는다면 『플레이보이』


사람마다 취향이라는 게 존재하기 때문에 딱 잘라서 뭐가 제일 좋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제일 좋은 건 전부 읽어보고 스스로 결정하는 거다. 내 편파적인 탐구에서도 드러나지만, 나는 『플레이보이』가 제일 좋다. 애초에 사이즈도 두 잡지 보다 조금 더 '크다'.



봐라, 좀 더 크지.


남자나 여자나 큰 걸 좋아하지 않나? ㅎ



성인 남성지 비교 분석, 제 5장 [ 마치며 ]



이전 포스팅을 통해서 3종류의 성인 남성지를 비교,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맥심     『크레이지 자이언트』    『플레이보이』


잡지는 특정 독자층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책이다. 비교 분석을 했던 위 세 잡지는 성인 남성들을 타겟으로,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담고 있다.

각각 남자들이 원하는 건 이런 거다! 라는 생각으로 잡지를 기획했을 거다. 그러면 지극히 개인적으로 어떤 잡지의 어느 부분이 좋았는지, 혹은 나빴는지 이야기하면서 비교, 분석 시간을 마치도록 하겠다.





1. 다루는 것들


맥심과 크레이지 자이언트는 가볍다. 낄낄 거리면서 읽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거기에 미스 맥심, 자이언트 걸 같은 아름다운 여성을 볼 수 있다. 젊은 남자들이라면 마다하지 않을 내용이다. 남자라는 생물이 평생 어린 아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수많은 남성들이 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플레이보이는 생각보다 무겁다. 글이 많고, 길다. 문체도 진지하게 짝이 없다. 낄낄 거리면서 읽기 어려운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모든 남자들이 낄낄 거리는 것만 좋아하는 건 아니다. 누군가는 분명 사색을 원하고 있다. 플레이보이는 그런 남성들을 노리고 있다.






다루는 내용의 종류는 비슷하다. 여자, 스포츠, 자동차, 게임, 영화, 책 등등. 그러나 다루는 방법은 차이가 있다.

9월에 있었던 이슈 중에 故 마광수에 대한 반응으로 그 차이를 엿볼 수 있다.


맥심은 아예 헌정 에디션을 냈다. 마광수에 대한 이슈로만 후반부를 모두 채워버렸다. 작가의 작품 『즐거운 사라』를 주제로 화보까지 촬영했다. 맥심은 아주 가볍지만, 항상 가볍지는 않다. 마냥 가볍게만 떠드는 것처럼 보여도, 진지하게 이야기를 할 줄 안다. 만나면 웃긴 친구가, 완전 진지하게 고민 상담까지 해주는 느낌.


플레이보이는 하나의 칼럼으로 이야기했지만, 매우 정중하고 격식있는 칼럼이었다. 애초에 다른 칼럼들도 진지하고 무거운 느낌이 강해서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반면, 크레이지 자이언트는 마광수에 대해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 관심 없는 분야에는 입도 뻥끗하지 않는다. 철저히 흥미 위주의 주제에 집중되어 있는데, 남자vs남자 처럼 비교하여 경쟁 구도를 만든다거나, CIA처럼 비밀스러운 것들을 주제로 떠드는 것은 남자들이 항상하는 일이다. 이야기하는 것보다 가볍게, '떠든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잡지다. 마광수를 주제로 가볍게 떠들기는 어려우니, 아예 배제를 했다고 봐야겠다.


그냥 가볍게 피식피식 웃으려면 자이언트 크레이지를

피식피식 웃다가도 중요한 내용에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다면 맥심을

진중하게 남자가 고민해봐야할 내용으로 사색에 빠지고 싶다면 플레이보이를 읽으면 된다.





2. 화보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순위를 매긴다면 플레이보이 > 맥심 > 자이언트 크레이지 순서로 좋다.


자이언트 크레이지는 질 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는 것처럼 잔뜩 찍어놓는다. 보는 입장에서는 그냥 벗겨놓고 찍은 야한 사진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 딱히 특별한 연출도, 이야기도 담지 않은 사진이 잔뜩 실려있다. 플레이보의 센터폴드나 맥심의 달력처럼 커다란 사진도 따로 없다.


맥심은 다양한 연출의 사진을 찍는다. 즐거운 사라를 주제로 촬영한 화보는 전체적인 느낌이 어쨌던 간에 캐릭터에 대한 연출은 나름대로 좋았다고 생각한다. 인물의 화보는 최대한 매력을 잘 보여주기 위해 그에 맞는 분위기로 연출한다. 무조건 벗기는 게 아니다.


플레이보이는 화보집과 비슷한 느낌으로 사진을 찍는다.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사진처럼 보인다. 인물의 화보는 자신의 개성을 잘 나타내는 사진이면서도, 맥심과 다르게 벗긴다. 벗은 상태에서 그에 맞는 분위기를 끌어낸다. 야한데, 야하기만 한 사진은 아니다. 묘한 느낌에 빠져드는 감성을 전달하는 사진을 볼 수 있다.


자이언트 크레이지는 복불복 뽑기 같은 화보

맥심은 다양한 사진가의 사진을 모아놓은 화보

플레이보이는 하나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누드 화보 같은 느낌이다.





3. 마치며


세 잡지를 읽으면서, 사실 이런 짓이 크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잡지는 소모적인 책이다. 만들고, 읽고, 버려지는 일이 반복된다. 다른 책보다 그 속도가 빠르다. 소장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나 이전에 가지고 있던 패션지는 모두 버렸다. 지정된 속도에 맞춰서 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잡지를 만드는 일은 시간이 정해진 전쟁처럼 이뤄진다. 어찌되었든 그 시간 내에 완성된 잡지를 발행하는 것부터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잡지를 선택해서 읽더라도, 당신의 만족은 그리 길지 않다. 애초에 잡지는 소모적인 책이기 때문에.

그러니 너무 깊게 고민하는 대신 손을 뻗어 책을 펼치는 게 좋다.


성인 남성지 비교 분석, 제 4장 [ 플레이보이 PLAYBOY ]



1953년 미국의 휴 헤프너가 창간한 성인 남성 오락 잡지, 플레이보이.

이름만 들어도 다 알 정도로 유명한 잡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판이 정발 된 건 올해 8월에 간행된 9월 호가 처음이다. 10월로 창간 2호를 맞이했다. 마스코트인 바니(토끼)만 봐도 가슴이 설레는 잡지다. 일전에도 국내 정발 계획이 있었는데 무산 되었다가, 올해 돌아왔다. 서점에서 마주하고 한 동안감격스러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당장 샀지.





1. 내용


목록부터 남다르다. Playboy Tastes, Playboy Picks, Playboy Talks, Playboy Loves, Playboy Reminds의 다섯 가지 큰 목차 안에 자잘한 기사들을 담아냈다. 외에도 스페셜 이슈를 하나 선정해서 그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0월 호의 스페셜 이슈는 Fantasy였다.


Special Issue : 선정된 주제에 맞는 내용의 칼럼들이 실려있다. '판타지'를 주제로 사람, 음악, 클럽, 영화, 디자인의 판타지를 풀어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디자인에 등장한 명함 사이즈의 전단지 재해석이었다. 그래픽디자이너들이 참여해서 밤거리에 뿌려지는 야하기만한 싸구려 전단지를 야하지만은 않은 디자인으로 탈바꿈 시켰다. 플레이보이의 색이 이런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야한데, 그게 전부가 아닌.


Playboy Tastes : 맛, 이라고 써놨지만 진짜 먹을 건 하나 밖에 안 나온다. 외에는 장난감, 게임, 만화, 인물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잡지를 진짜로 뜯어서 먹는 건 아니니까. 눈으로 맛본다면 꽤나 포식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성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음식을 별자리에 맞춰서 나눠놨다. 보아하니 큰 의미는 없을 거 같으니, 별자리에 상관 없이 먹을 수 있는 건 모두 챙겨 먹도록 하자.


여기에는 플레이보이가 페미니스트라는 칼럼도 실려있다. 단순한 생각으로는 굉장히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처럼 보이는데, 그럴 듯하게 잘 썼다. 논리적이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페미니즘이라는 말 자체가 이미 너무 많이 변색되어서, 자기 생각하고 싶은 대로의 것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언급하기가 껄끄럽다. 기고된 칼럼에서는 플레이보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에따라 플레이보이는 항상 페미니스트라는 내용이 실려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지 말라'는 것은 우리가 믿어온 페미니즘을 부정하고, 나아가 인간의 건강한 욕망까지 부정하는 말이다. 

건강한 정신을 지닌 남성과 여성은 누구나 성적 대상이 되길 원한다. 그것은 인간의 기본적 욕망이기 때문이다. 그 욕망이 외설적이라며 부정하는 것은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고, 따라서 우리의 존재를 부정하는 거다.


Playboy Picks : 독특한 제품이나 특별한 공간, 인물을 소개한다. 그냥 보면 광고나 홍보처럼 보인다. 레몬 스퀴저부터 시작해서 비누, 자동차나 공연, 호텔까지 실린다. 


Playboy Talks : 예술, 책, 이슈, 사진, 인물들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10월 호에는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작가 故 마광수에 대한 이야기도 여기에 실려있다. 그의 작품과 세계관을 잘 훑어주었다.


Playboy Loves : 인물 화보와 인터뷰가 여기 들어가 있다. 사진은 예쁘다. 모델과 사진의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사진집을 보는 기분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수위는 세미 누드 정도. 애초에 플레이보이의 수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미국에서 라이벌로 여겨졌던 '팬트하우스'나 '허슬러'와 비교하면 아기자기한 수준. 이 두 잡지는 섹스 촬영 사진도 실려있다.


인터뷰는 따로 질문을 하지 않고, 인물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식으로 전개되어 있다. 짧은 자기소개서를 읽는 기분.


Playboy Reminds : 무언가를 회상하거나 떠올리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를 주제로 소설도 실려있다. 일러스트와 사진,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있으며 과거 플레이보이에서 진행했던 인물의 인터뷰도 실려있다. 10월 호에 실린 인터뷰 주인공은 1985년의 젊은 잡스다. 그의 가치관을 알아볼 수 있는 솔직한 인터뷰가 궁금하면 어서 서점으로 달려가라. 부록으로 예쁜 사진도 볼 수 있다.





2. 화보


그냥 '예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작가의 사진집을 보는 것 같다. '섹시'를 굳이 꺼내려고 하는 것 같지 않다. 대신 판타지를 꺼낸다. 특별히 유명하거나 예쁜 인물의 사진이 아니라 조금은 친근한 외모의 여성을 화보의 모델로 삼는 건, 플레이보이가 처음부터 해왔던 일이었다. 이들은 평범함에서 판타지를 통해 섹시함을 선보이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냥 야한 사진을 보고 싶다면 플레이보이를 사지 말고, 구글링에 '야짤' 같을 걸로 검색을 하는 게 마음 편하다. 플레이보이는 그냥 야하기만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개인적으로는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한다. 

페이지 중간에 길게 접혀있는 Centerfold 센터폴드는 소장용이다. 고이고이 간직해둬야지.





3. 개성


굉장히 차분하고 묵직하다. 가볍게 읽어 넘기기가 힘들다. 생각해야 하는 것들을 많이 던져주고 있다. 책의 본질이 인간을 사고하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본다면, 굉장히 고급 잡지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 대부분이 잡지를 시간 떼우기로 읽는 책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플레이보이는 유명한만큼 '야한 잡지'라는 인식이 굉장히 강하다. 막상 읽어보면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가게 될 거다.


예술 쪽도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단편 소설 하나가 통째로 들어가 있는 잡지는 문예지를 제외하면 그리 흔치 않다. 라기 보다 그런 짓을 하는 잡지가 있기는 할까 싶다. 플레이보이는 그런 짓을 하는 잡지다. 국내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 얇지만 묵직한 책을 한 권 읽는 기분이다.






4. 총평


확실하게 성인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야한 사진이나 다루는 주제 때문이 아니라, 풍기고 있는 분위기가 그렇다. 읽고 있으면 30, 40대 아저씨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다.

살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때는 무거운 생각으로. 어쩐지 진지해지는 그런 잡지다.


그렇지만 센터폴드만 보고 싶은 마음으로 사도 이해할 수 있다.

빨리 11월 호가 나왔으면 좋겠다.

성인 남성지 비교 분석, 제 1장 [ 三巴戰 ]



일전에 잡지에 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그 중에 한 잡지가 굉장히 인기가 좋았다. 얼마나 좋은지 유입 키워드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아직도 키워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게 『맥심』이다. 맥심에 대해서 심도 있게 다룬 글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많은 이들이 맥심을 검색하고 들어오다니......(아마도 사진 때문이었겠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성인 남성지 특집을 하기로 했다.

남성지 전부를 다루기에는 범위가 너무 넓어서, 성인 남성지로 제한을 두었다. 마침 『플레이보이』도 정발이 된지 2달 밖에 되지 않아서, 비교 분석하는 즐거움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비교할 성인 남성지는 『크레이지 자이언트』 『맥심』 『플레이보이』 총 세 권이다.

엄청난 우연으로 10월호를 내가 모두 구매했기 때문에, 10월호의 내용을 가지고 비교 분석을 하도록하겠다.





각 잡지를 비교 분석할 항목은 다음 세 가지로 정한다.


1. 내용

잡지에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하는가?


2. 화보

화보의 퀄리티는 어떤가? 모델 선정은? 노출의 정도는?


3. 개성

각 잡지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 무엇인가? 경쟁력이 있는가?


각 잡지를 따로따로 분석한 다음, 위 세 항목을 놓고 비교를 할 예정이다.

이 글을 포함해서 총 5장으로 이루어진다.





미리 언급하지만 사진이 목적이라면 그냥 구글링하는 편이 더 빠를 거다.

도대체 이름만 들어도 야릇한 이 잡지에 무슨 내용이 들어있는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친구들도 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중에 책을 구매해서 볼 지도 모르니까. 아직 성인 남성지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여성 분들도 환영한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남성지를 보면 남자라는 종족을 알아가는데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게 당신의 남자친구이든, 그냥 썸만 타는 남자든, 딴 년의 남자든 말이다.





금방 업데이트 할테니, 두 눈 뜨고 잘 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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