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용하는 방법



책은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물건이다.

학교, 도서관, 서점 같은 곳은 당연하고, 카페는 아예 '북카페'가 따로 생길 정도다.

식당과 미용실은 대기 시간을 달래기 위한 눈요기 거리로 책들이 비치되어 있다.

이렇게 수많은 책들이 널리 퍼져있는데, 정작 읽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 인구 연 평균 독서량은 10권이 채 안 된다.

2015년도 기준으로 9.9권. 세계 192개국 중 166위에 속하는 수치다.

2년 동안 평균이 떨어졌으면 떨어졌지, 오르지는 않았을 거다.


2016년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생활 시간 변화'에 따르면 10세 이상 국민의 하루 독서 시간은 6분이다.

6분. 하루에 10분을 독서하는 사람이 10명 중 1명이며, 3명 중 1명은 일 년동안 단 한 권의 책을 읽지 않는다.





이렇게 얘기하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인 것처럼 들린다. 

사실,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은 언제나 부정적으로 들렸다.


그나마 어른들은 '일 때문에 바빠서'라던가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같은 핑계라도 댈 수 있지만, 아이들은 아니다.

언제나 어른들의 '책 좀 읽어라'는 잔소리에 시달린다. 아이들은 억울하다. 정작 잔소리를 하는 부모들도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다.


잔소리를 하는 부모들도 왜 아이들에게 책을 읽혀야 하는지 잘 모른다.

자신이 책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책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모른다.

놀랍게도 그런 사람들이 꽤나 많다.


진짜 많다, 진짜.





요 몇 개월 동안 논술학원에서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고 학부모들과 상담을 했다.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평균보다 책을 잘 읽고 많이 읽는 편이었다.

아이들을 보면서 스스로 부족함을 느낄 정도로 독서량이 높은 아이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늘 불안해했다.


'우리 애가 책을 안 읽어요'

'책을 너무 빨리 읽어요'

'만화책만 읽어요'


상담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다.

부모라면 응당 갖고 있는 불안함에서 나오는 걱정이겠지만, 내 입장은 난처했다.

대부분의 걱정이 그렇듯 학부모들의 걱정도 필요한 걱정은 아니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아이들이 책을 접하기만 한다면 됐다. 그거면 충분했다.


과장해서 말하면 책을 쌓아서 집을 만들어도 좋고, 책을 방패 삼아 칼싸움을 해도 좋다.

책의 역할은 본디 그런 것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생각하기 위해서다.


물론, 책이 없다고 생각을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책을 이용해 더 깊은 사유가 가능해진다.

때문에 책은 빨리 읽거나, 만화책을 읽는 건 전혀 문제가 안 된다.

문제는 책을 읽고 사유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다.


책을 쌓아 집을 만드려면 어떤 식으로 쌓아야 견고하고 높게 만들 수 있을까, 를 생각하고

책을 방패 삼아 칼싸움을 하면 어떤 책이 방패로 쓰기 좋을 지 고민할 수 있다.


어떤 방식이라도 좋으니, 생각을 이끌어낸다면 그건 책을 사용하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훌륭한 방법이 '읽기'일 뿐이지, 반드시 읽기만 하라는 건 아니다.


책을 통해서 우리는 사고력을 확장하고 견고하게 다듬을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책을 사용해야 한다.


나도 그리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책을 사용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기에, 포스팅을 시작한다.

책 사진을 찍고, 책에 대한 내 생각을 풀어내면서 책을 사용하고자 한다.


부디, 내가 꾸준히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모든 것의 근원은 생각이며, 생각의 원천은 바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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