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트릭스』분석 : 들어가며



1999년에 사람들에게 많은 충격을 안겨준 영화가 한 편 등장한다. 


이 영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사실은 기계에 의해 조작된 '가상의 세계'라고 말한다. 영화관을 나오는 사람들 모두 그럴 듯한 이야기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의심을 하게 된다. 단지, 눈만 즐거운 SF액션 영화였다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도 못했을 거다. 화려한 액션 뒤에는 훌륭한 연출이 있으며, 그 안에는 '진짜'와 '가짜', 원형(原形)과 모방(模倣)에 대한 깊은 철학적 사고를 품고 있다. 때문에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명작으로 남아있다. 


이 영화가 바로 『매트릭스』 시리즈다.





분석에 들어가기에 앞서, 분석의 주제와 방향을 확실하게 정하고자 한다.


분석은 개인의 견해에 불과하다.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다. 수학 문제처럼 답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분석문을 읽을 때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바로 내용이 얼만큼 논리적인가, 비논리적인가를 따지는 일이다. 내용이 논리적이었다면 수긍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매트릭스』 시리즈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분석을 했고, 이 말은 다양한 시선으로 접근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필자가 보려는 시선도 그리 다르지는 않다.


이전에 『시뮬라시옹』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 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서는 분석을 진행할 수 없다. '시뮬라시옹'이란 '시뮬라크르 하기' 혹은 '시뮬라크르 하다'라는 동사적 의미로 쓰인다. '시뮬라크르'란 '진짜 보다 더 진짜 같은 복제'를 의미한다. 『매트릭스』는 이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시뮬라시옹과 시뮬라크르를 빼놓고는 영화를 이야기할 수 없다.


감독을 맡은 워쇼스키 형제(지금은 남매)는 주연 배우들 모두에게 『시뮬라시옹』 책을 나눠주었고, 그들 모두가 책을 읽고 내용을 숙지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니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역시 『시뮬라시옹』을 함께 펼쳐봐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 대해서는 이전에 리뷰를 한 적이 있다. 궁금하다면 여기를 참고하길 바란다.


시뮬라시옹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원형'과 '복제'에 대해 구분을 짓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이 영화에서 '원형'과 '복제'를 상징하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분석을 하도록 하겠다.




'원형'을 나타내는 인물은 주인공 '네오 NEO'다.


이름에서부터 자신이 원형이라는 걸 알리고 있는데, 영어 슬펠링 NEO를 거꾸로 쓰면 OEN이 된다. 하나. 수많은 것들 중 오직 하나로 존재하는 것. 원형. 이름 뿐만 아니라 영화 곳곳에서 자신이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 여럿 있다. 이는 본문에서 하나 씩 살펴보도록 하자.




'복제'를 나타내는 인물 전직 요원 '스미스'다.


스미스는 두 번째 시리즈인 『매트릭스 2 : 리로리드』에서부터 다른 프로그램이나 인격체를 자신의 모습으로 강제 복제 시키는 능력을 보여준다. 이 행동만 봐도 그가 '복제'의 대표적인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진행될 본문에서는 이 두 인물을 중심으로 영화에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