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에 대한 진실, 그리고 비트코인 『비트코인이 금화가 된다』




언제부터인가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를 쉬이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당최 이게 뭐에 쓰는 물건인가 몰랐는데,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미친 듯한 가격 폭등으로 1비트코인이 1,000만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지금도 상승세가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코인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양하게 늘어선 코인들 중에 어떤 것에 투자를 해야 할 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내가 이 책을 산 이유는 대체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비트코인이라고 하는 게 무엇이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몰리는 것일까.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서점에서 이 책을 집어왔다. 그렇지만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나는 아직 비트코인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책을 통해 내가 알아낸 사실을 추려보면 이렇다.


1. 비트코인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전자화폐다.

2. 전자화폐는 해킹과 복제에 취약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3.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블록체인 Block Chain' 기술이 등장한다.

4. 블록체인은 '분산 장부 시스템'을 기초로 하고 있다.

5. 장부의 내용, 내역을 연결되어 있는 네트워크에 일괄적으로 기록한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특정 장부를 해킹했다 가정해도, 다른 장부의 내용과 불일치하기 때문에 사용을 불가하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동시다발적으로 모든 연결된 모든 장부를 해킹해야 하는데, 그런 연산을 불가능하다.

6. 5와 같은 이유로 비트코인은 전자화폐이면서도 안전을 보증한다.

7. 5와 같은 이유로 비트코인을 '암호화폐 Cryptocurrency'라 부른다.

8. 비트코인은 은행 같은 중간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지극히 적다.

9. 아프리카와 같이 은행이 많이 설립되지 않은 국가에서 특히 장점이 두드러진다.

10. 미국, 영국을 비롯한 여러 유럽 국가에서는 시중에서 이미 비트코인을 사용 중이다.

11. 스위스에는 비트코인을 현금화 시켜주는 ATM도 존재한다.


책은 비트코인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화폐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고 있다. 책에서 말하는 화폐란 특정 집단, 국가, 정부에 의해서 조작될 수 있는 불안정한 가치다. 그리고 그 말은 틀리지 않다. 화폐란 인간들이 사회를 구축하고 서로 약속하기 위해 만들어낸 가상의 가치에 지나지 않는다. 책은 우리가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미처 알지 못했던 화폐의 허상을 낯낯이 파헤친다. 이를 비트코인과 비교하며 상대적으로 비트코인의 월등함을 말하고 있다.


거의 찬양하는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저자의 생각에는 일부 동의한다.


암호화폐는 전망이 좋고, 앞으로 꾸준히 개발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용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비트코인에 대해 너무 긍정적인 내용만 있지 않나, 싶다. 저자는 책에서 비트코인을 금화, 금과 비교한다. 금은 제한되어 있는 재화이기 때문에 정부나 국가가 멋대로 가치를 조정할 수 없다. 때문에 금은 가치를 가장 확실하게 보존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비트코인도 금과 같다고 말한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2040년까지 2,100만의 수량만 채굴된다.


내가 제일 궁금했던 건, 대체 '어디서부터 비트코인이 등장했느냐'였다.


2008년 10월 31일 저녁 '비트코인 : P2P 전자 화폐 시스템'이라는 논문이 암호화 기술 커뮤니티 메인(Gmane)에 등재됐다. 그리고 2009년 1월 3일. 논문으로만 존재하던 비트코인이 구현되었다. 비트코인은 채굴 시간이 기록되는 기술, 타임 스탬프가 있다. 제 1호 비트코인에는 2009년 1월 3일 오후 6시 15분 5초라는 시간이 찍혀있다. 이 사람이 바로 비트코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토시 나카모토'다.


그러나 아무도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


비트코인의 기술을 유지, 보수하던 개발자들과의 접촉은 있었지만 실제로 만난 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2011년에 잠적해버린다. 때문에 아직까지도 그의 정체를 아는 이가 아무도 없다. 즉, 비트코인을 만든 사람은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


혹자는 사토시 나카모토의 잠적은 어디에도 통제 받지 않는 화폐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해석하지만, 미심쩍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래서야 2,100만의 수량이 진짜인지, 과연 비트코인이라는 암호화폐가 안전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개발자가 나타나 전부 백지화시켜버릴 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기술적으로 접근했을 때, 블록체인은 훌륭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우에는 말이다.


비트코인은 인터넷에서 지갑을 만들기만 하면 누구나 접할 수 있다. 남녀노소. 헌데 그 가치가 폭등하고 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돈이 된다는 말에 혹해서 너도나도 비트코인을 해야 한다며 떠들고 있다. 그 실체도 파악하지 못한 채 말이다. 불나방이 따로 없다. 비트코인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지금과 같은 폭등 현상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불안정한 시기이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심하다. 누군가는 크게 벌었지만, 누군가는 크게 잃었다. High Risk High Return. 이 사실을 알고도 뛰어든다면 상관이 없다. 모르고 뛰어들었다가 불에 몸을 태우는 일이 없기를.


투자 / 제태크 분야에서 이 책을 찾을 수 있지만, 실상 비트코인 투자법에 대한 설명은 없다. 화폐의 실상과,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책을 읽다보면 암호화폐가 훌륭한 발상의 전환으로 만들어진 기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가치를 쫓는 게 아니다. 발상을 전환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허황된 미래보다 새로운 미래를 바라는 이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