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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0.23 잡학다식을 위한 서적, 잡지
  2. 2017.10.23 이야기의 제왕이 쓴 단편들 『스켈레톤 크루』

잡학다식을 위한 서적, 잡지



잡지(雜誌)는 일정한 이름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간행하는 출판물을 말한다. 간행 주기에 따라서 주간, 순간, 월간, 계간으로 나뉜다.

경제, 시사, 영화 잡지는 주간지가 많다. 순간(旬刊紙)지는 열흘을 주기로 간행되는 잡지를 말하는데,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다.

그 외 가장 많은 잡지들이 월간지로 매월 간행을 하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1년에 4번 간행을 하는 계간지는 분야에 대한 내용을 묵직하게 다루는 게 많다. 문학잡지가 이에 해당한다.


서점을 돌 때 가장 먼저 훑어보고 나가기 전에 들리는 코너가 잡지 코너다.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분야도 다양해서 내가 관심있는 내용을 찾아 보기도 좋다. 그래서 서점에 들리면 잡지 한 두 권을 항상 집어온다. 예전에는 패션지를 주로 읽었다. 예전처럼 옷을 사는데 방황하지 않고, 선호하는 스타일이 확고해져서 패션지는 잘 안 보게 됐다. 대신 몸이 방황 중이라서 운동 잡지를 주로 읽는 편이다. 운동에는 항상 먹는 방법이 따라오기 때문에 요리 잡지도 읽는다.




[ 누구 몸이 더 좋은가? ㅎ ]



건강은 언제나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는 주제였다. 굳이 진시황이 아니더라도 평생 살 수는 없을까, 라는 고민을 누구나 한 번은 한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살아있는 동안 건강하기라도 해야 한다는 관념이 확고해진다. 어른들이 으레 '건강이 최고다'고 하는 이유다. 그래서 그런지 운동 잡지가 꽤 많이 나온다. 물론, 전부 다 만족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광고로 많은 비용을 충당하는 잡지의 특성상, 내용에 심하다 싶을 정도의 광고들이 실리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는 그런 광고들이 너무 노골적이어서 별로였다. 지금은 광고도 하나의 정보라고 생각하고 받아드린다. 생각해보면 잡지에 실린 광고는 눈여겨 볼만한 것들이 많다. 내용이나 연출은 물론이고, 제품 사진은 하나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옆에 붙어있는 가격이 없으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았는지 노골적인 광고를 숨기는 연출도 많아졌다.

기억에 남는 건 패션잡지 『CRAKER』에서 한 브랜드 광고다. 브랜드 제품을 이용한 코디를 하나 씩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거부감 없는 광고를 보여줬다. 그게 좋아서 처음으로 정기 구독을 했던 잡지였는데, 아쉽게도 2015년 9월 8주년 기념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되었다.





반드시 실생활에 관련이 있지 않아도 관심이 있는 분야도 있는 법. 과학이 딱 그렇지 않을까?

특히 문과생인 나에게 있어서 과학은 미지와도 가깝다. 차라리 마법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지도. 그렇다고 호기심이 없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따금 과학 잡지를 읽는다. 내가 몰랐던 과학적 정보를 알게 되는 건 언제나 새롭고 재미있는 일이다. 나랑 전혀 관련이 없는 책을 읽는 것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건축 잡지나 여행 잡지도 읽을 때가 있다.


세상에는 재미있고 즐거운 것들이 넘쳐난다.

아직 모르고 있을 뿐이지.





근래에 가장 눈여겨 보고 있는 고품격 쿠킹 잡지 『La main (라망) 』이다. 불어로 'a la main (손으로 만들다)'을 따서 만든 요리 잡지다.

고품격이라는 수식어답게 내용은 물론이고 사진 퀄리티가 매우 뛰어나다. 디자인도 멋스럽게 꾸며서 장을 넘길 때마다 즐거움이 깃들어 있다.


요리 잡지의 가장 큰 문제는 도저히 내가 할 수 없는 요리의 레시피를 소개해준다는 정도?

혹은 도저히 내가 갈 수 없을 것 같은 식당의 정보를 알려준다던가...... 가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어서 우울해지기도 한다.





한국에는 정식 출간되지 않았던 『PLAYBOY』가 지난 9월호를 시작으로 정식 한국판이 간행을 시작했다.

내용이 어떤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남자들이라면 군대에서 한 번 쯤 보았을 맥심은 정말 아무생각 없이 집어오는 것 같다.

오해하지 마라. 사진이 예뻐서 사는 것뿐이니까. 크흠.


표지 사진이나 떠도는 풍문만 가지고 사람들이 남성지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단호하게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단순히 여자를 벗기고 성상품화 시키는 게 아니라, 남성의 관심사에 여성이 있기 때문에 여자가 등장하고 그에 대한 내용이 실리는 거다. 여성을 대하는 매너라던가, 잠자리에서의 에티켓, 심지어는 성교육까지 되는 교육적(이건 정말이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인 내용도 있다. 그 외에도 축구, 자동차, 게임처럼 많은 남성들이 눈여겨 볼만한 내용을 싣는다. 무슨 씨발 야한 사진만 잔뜩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여성지에도 비슷한 내용이 실린다.

하나 다른 점은 벗은 남자 사진이 노골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건데, 내 생각에 그 이유가 매우 명확하다. 여자들은 남자보다 먹을 거나 미용에 더 많은 흥미를 갖는다. 잡지는 특정 독자층을 겨냥하는데, 여성지는 여성들을 주 타켓으로 잡고 있다. 그러니 여자들이 좋아하고 관심있는 내용을 싣는 게 당연하다. 남자가 분위기를 잡고 찍은 사진보다 '화장하는 법'이나 '요즘 HOT한 맛집 BEST' 같은 내용이 더 많다는 건, 여자들이 좋아하는 관심사가 '먹을 것, 미용 > 남자'이기 때문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리고 여성은 무턱대고 벗고 들이대는 것보다는 무드를 잡고 조용히 감성을 자극하는 걸 좋아하지 않나? 남자 놈들은 단순해서 그냥 눈에 보이게 노골적으로 보여줘야 되기 때문에 그런 거니까, 마음 넓은 누나들이 이해해줘야 한다.


이렇게 쓰기는 했지만, 내가 여자의 관심사나 심리를 어떻게 다 안다고 하겠나.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확신할 수 있는 건 남자의 관심사는 여자라는 거다.

빨리 11월호 사러 가야지.


이야기의 제왕이 쓴 단편들 『스켈레톤 크루』



스티븐 킹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미국 작가다. 사실, 다른 작가들을 그리 많이 알지도 못한다. 번역체를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 작가의 작품은 잘 보지 않는 편이다. 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예외적으로 스티븐 킹의 작품이 대표적인데, 이건 내 의도라고 할 수가 없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스티븐 킹의 작품을 경험했다. 최근에 개봉한 공포 영화 『 It (그것) 』의 원작자가 스티븐 킹이다. 스티븐 킹의 작품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영화화 되고 있었다. 『미저리』, 『샤이닝』, 『미스트』, 리메이크까지 된 『캐리』 등. 공포 영화 뿐만 아니라, 부동의 영화 평점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네이버 영화 랭킹) 『쇼생크 탈출』도 스티븐 킹의 작품이 원작이다.

이 외에도 너무 많은 작품들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는가?
스티븐 킹은 너무 많은 작품들을 발표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티븐 킹의 가장 큰 특징은 다작(多作)이다.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글을 써내려가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정작 본인은 자기처럼 글을 쓰지 않는 작가들에게 "어떻게 작품을 아주 가끔씩만 발표하는지 무척 궁금해서 못 참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건 뭐, 밥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된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작품이 워낙에 많아서 뭐부터 읽으면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 때는 역시 많은 게 제일이다. 소설집을 사자.

전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소설의 최고는 단편이다. 수많은 글을 쓰고, 사람들의 가슴과 머리 속에 각인되는 작품을 쓴 작가의 단편을 모아서 볼 수 있다면 최고 좋은 게 아닐까? 장담컨데 이 중에 한 편은 마음에 들 수밖에 없다.


나는 『캐리』와 같은 장편으로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었다. 『캐리』나 『미스트』는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독자를 끌어당기는 이야기였다. 스티븐 킹의 이야기에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그 무언가를 느껴보고 싶다면 단편집을 하나 사러 가면 된다.


『스켈레톤 크루』 (2006)는 상, 하 두 권으로 나눠져 있는 스티븐 킹의 단편 소설집이다.

작품 목록이 워낙 많아서 나열하기 귀찮지만, 친절하게 아래 적는다.


  • 안개

  • 호랑이가 있다

  • 원숭이

  • 카인의 부활

  • 토드 부인의 지름길

  • 조운트

  • 결혼 축하 연주

  • 편집증에 관한 노래

  • 뗏목


  • 신들의 워드프로세서

  • 악수하지 않는 남자

  • 비치월드

  • 사신의 이미지

  • 노나

  • 오웬을 위하여

  • 서바이버 타입

  • 오토 삼촌의 트럭

  • 우유배달부 1 : 아침의 배달

  • 우유배달부 2 : 세탁 게임 이야기

  • 할머니

  • 고무 탄환의 발라드

  • 리치


이야기 하나 하나가 전부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종합 과자 선물 세트를 까먹는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스티븐 킹은 독특한 상상력으로 "만약 ~이 ~한다면?"이라는 가정을 세우고, 거기에 살을 붙여 소설을 만드는 식으로 글을 쓴다. 마치,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진짜 같은 소설을 만들어 낸다. 때문에 그의 작품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하권에 수록된 「고무 탄환의 발라드」에서 엿보인 작가의 발상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작품은 신문사에 편집장이 미쳐버린 소설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진행된다. 소설가는 자신의 타자기에 특별한 요정이 산다고 믿는다. '포르니트'라는 이 요정은 행운을 가져온다. 소설가는 이 요정의 힘을 빌어 글을 쓴다, 고 스스로 믿는다. 자신의 상상, 망상을 지나 광기로 탄생한 현실에서 이 소설가는 어떻게 될 것인가...... 궁금하다면 당장 책을 사러 가자.


"정말이었을 지도 모르지. 하지만 장난은 미신으로 바뀌고 끝내는 신념으로 굳어져 버렸어. 

그건...... 그래, 처음엔 가벼운 꿈이었다가 끝내 딱딱한 현실이 되어 버린 꿈 같은 거야.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딱딱한 그런 꿈 말일세."




"아무리 안정된 사람이라도 결국은 기름 바른 밧줄에 간신히 매달려 제정신을 차리고 있다는 거지. 

난 그 점을 확신하네. 이성이라는 회로는 겉만 번지르르하게 인간이라는 동물에게 장착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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