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죽을 수 없는 남자 『울버린 : 올드맨 로건』



마블의 스튜디오의 영화가 연달아 흥행을 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도 코믹스 히어로에 대한 관심이 부쩍 올랐다.

마블은 본래 코믹스, 만화라고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본 만화와는 많이 다른 그래픽 노블이라 불리는, 만화를 제작하는 회사다. DC와 더불어 코믹스의 쌍벽을 이루고 있다. 영화에서는 DC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코믹스의 역사는 DC가 조금 더 긴 편이다. 어찌됐든 수많은 서구권에서는 이미 수많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고, 영화를 통해서 우리나라에도 코믹스 독자층이 생기기 시작하는 추세인 것 같다. 어찌됐건 서점이나 만화카페에 가면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는 성장했다.


마블은 수많은 히어로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엑스맨의 울버린은 초창기에 디자인 된 히어로 중 한 명이다.

영화 『엑스맨』 시리즈를 통해서 우리나라에도 꽤나 인지도가 높은 히어로다. 울버린을 연기한 '휴 잭맨'의 인지도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덕도 있겠다. 현재 엑스맨 시리즈의 판권은 FOX가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마블 스튜디오가 아닌 FOX가 독자 제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2017)에 개봉한 울버린 독자 시리즈 『로건』은 '휴 잭맨'의 울버린 연기에 종지부를 찍는 영화였다.

영화 배경에서 초능력자들은 모두 능력을 잃어버리거나 쇠퇴하여 힘이 미미해지거나, 목숨을 잃었다. 울버린의 회복 능력도 많이 약해진 상태. 프로페서X 찰스 자비에 역시 늙고 병들어 힘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다. 울버린은 자신의 정체를 숨긴채 조용히 인간 '로건'으로서 삶을 살아가길 바라지만, 소녀 '로라'와의 만남으로 다시금 숨겨왔던 발톱을 꺼내게 된다.


울버린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봤던 영화였다.

그래서 영화에 영향을 준 코믹스 작품을 구매했다. 

그게 바로 이 포스팅에서 이야기 할 『울버린 : 올드맨 로건』이다.





코믹스 특유의 무거운 화풍이 마음에 든다.

이 작품은 영화보다 더 어두운 배경을 가지고 있다. 영화에서는 그저 초능력자들의 힘을 잃은 것으로 그치지만, 코믹스에서는 빌런(악당)들이 모두 힘을 모아 히어로들을 공격해서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대통령이 무려 '레드 스컬'이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져』에 등장했던 시뻘건 해골 바가지를 기억하시나? 바로 그 놈이 빌런들을 통솔하고, 자신의 수하인 하이드라를 동원해 지배하는 세상이 배경이다. 


왜 이 생각을 못했을까?

내가 세력을 규합하기만 하면 네놈들에겐 승산이 없었는데.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상상이 가나?

우린 네가 그토록 사랑하는 이 나라를 조각조각 찢어 나눠 가질 것이다.

어보미네이션은 캘리포니아를, 둠은 중서부 라인을, 매그니토는 뭣 때문인지 라스베이거스를 원하더군.


백악관에는 누가 앉을지 짐작이 가나?


위 대사는 전쟁에서 패배해 쓰러져있는 캡틴에게 레드 스컬이 하는 말이다.

세상에는 히어로는 남지 않고, 모두 빌런이나 다름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빌런과의 전쟁에서 울버린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더 이상 울버린이 아닌 인간 로건으로 살면서 마음의 안식을 찾으려 한다.

가정도 이루고 사는 그에게는 크나큰 시련이 있는데, 돈이 없다.


얼마나 현실적인 문제인가.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오래된 친구(선글라스 쓴 저 할아버지의 정체를 알면 기겁할 거다)의 꾐에 넘어가 함께 물건을 배달하기로 한다. 





배달하는 길이 우리나라 짜장면 배달하는 것처럼 쉬우면 이야기거리도 되지 않았을 거다.

당연히 위험이 따르는데, 총을 맞는 건 기본이고, 티라노사우르스에 기생하고 있는 베놈(스파이더맨에 기생했던 외계 생물, 본래 이름은 심비오트)에게 쫓기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로건은 발톱을 뽑지 않는다.

그러자 오래된 친구가 묻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놈들이 무슨 짓을 한 거냔 말이야.





울버린이 왜 로건으로 살게 되었는지, 이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을 읽으러 가시라.

영화와는 색다른 로건의 이야기를 알게 될 거고, 전혀 다른 결말을 마주하게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