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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1.11 벌거벗은 청춘의 마력 『라이언 맥긴리 컬렉션 : 혼자 걷는』

벌거벗은 청춘의 마력 『라이언 맥긴리 컬렉션 : 혼자 걷는』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영감을 얻을 필요가 있다.


자신이 창작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말자. 영감은 자신의 사고에서도 작용되는, 이를테면 자신이 본래 하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의 원동력이다. 매일 같이 보던 사물도 다르게 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책이 우리에게 사고를 요구하는 도구였다면, 예술은 우리에게 새로운 사고 회로를 제공하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영감은 그 예술에서부터 온다.



나는 글을 쓰기 위해서라는 핑계를 대고, 많은 사진집을 사는 사람이다.


게다가, 내 목적과는 상관 없이 눈이 즐겁지 않은가. 그들이 잡아 놓은 시간의 한 장면을 보고 있으면, 그들의 과거와 미래까지도 생각하며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기도 한다. 아프리카와 알레스카 사진집이나 마야 문명의 사진을 찍어둔 원서도 가지고 있으며, 로타와 경인씨의 말 많은 여성 화보집도 소유하고 있다. 이들 모두 내게는 영감을 주는 도구이며, 아마 당신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사진집을 보지 않아서 어색하게 느낄 뿐이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에도 목적을 부여하는 버릇이 있기 때문에 아무생각 없이 사진집을 구매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라이언 맥긴리의 사진집을 추천한다.



프랑스 출신의 이 사진 작가는 몽환적이고 매력적인 사진을 찍는다.


2013년 대림미술관에서 '청춘 - 그 찬란한 기록'이라는 전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우리나라까지 이름을 떨쳤다. 당시에 라이언 맥긴리의 사진을 이용한 상품들이 많이 나왔다. 나도 사진이 프린트된 캔들을 구매했었다.


이 책은 라이언 맥긴리 컬렉션의 두 번 째 시리즈다.


'청춘' 시리즈의 특색은 벌거벗은 소년, 소녀가 뛰어나니고, 떨어지고, 뛰어오르고, 눕고, 뒹굴고, 바라보고....... 그런 찰나의 순간을 아름답게 잡아뒀다는 것에 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들에게서 色은 하나도 느낄 수 없는 걸 보면, 누드와 에로티시즘은 역시 전혀 다른 성질을 갖고 있는 게 틀림없다. 


책에 실린 해설에는 청춘의 찬란함과 허무함을 담아냈다고 했는데, 나는 도저히 찾아도 찬란함 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마 허무함은 내게 남아있는 게 아닐까. 나의 청춘은 이렇게 찬란하지 못했다는 그런 허무함. 그렇게 느낄 정도로 아름답고 찬란한 사진을 볼 수 있다.



계속 말하고,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책이라는 건 그저 우리에게 사고하도록 만드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게 꼭 글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는 강박을 벗었으면 좋겠다. 예술은 다양하게 발현되고 있으며, 사진집도 당신의 생각을 꺼낼 수 있는 훌륭한 책이다. 이 사진집을 통해서 당신이 그 사실을 절절히 느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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