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2'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8.01.02 영화 『매트릭스』분석 : 4. 거짓된 원형(原形)
  2. 2018.01.02 영화 『매트릭스』분석 : 3. 진실을 마주하고

영화 『매트릭스』분석 : 4. 거짓된 원형(原形)


- 대답해줄 수가 없네요. 나도 내가 어떻게 여기 왔는지.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지만.......

- 여긴 우리 세계와, 당신 세계의 중간 지대죠.[각주:1]


3부는 네오가 현실과 매트릭스의 중간 지대에 갇혀있는 시점에서 시작된다. 이 중간 지대는 프랑스인, 메로빈지언의 부하 트레인맨이 프로그램을 밀거래할 때 사용하는 통로로 만들어둔 곳이다.


매트릭스에는 인간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세계를 구성하고 관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그 중 일부는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메로빈지언이나 키메이커 같은 인물이 프로그래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크게 생각하면 매트릭스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 역시 설계자(아키텍트)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이상하게 여길 일은 아니다.



- 꼭 기차를 타야 해.

- 안 되지, 안 돼. 메로빈지언이 허락하면 타. 내 생각엔 기차 타긴 영영 힘들 걸?

- 당신을 해치기는 싫어.

- 못 알아 듣는군. 여긴 내가 창조한 곳이야. 여기선 내가 곧 법이고, 진리야. 여기서는 내가 신이야![각주:2]


중간 지대에서 네오는 특별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트레인맨에게 당한다. 이 장소에 한하여 트레인맨은 네오, 혹은 설계자와 동급의 힘을 지닌다. 중간 지대라고 했지만, 이 장소는 그저 매트릭스의 통제권 밖에 존재하는 저장소에 불과하다. 매트릭스 내의 삭제를 피하기 위한 저장소. 삭제 될 프로그램은 일시적으 이 곳으로 와 삭제를 회피한다. 매트릭스는 프로그램이 사라졌음을 감지하고 삭제를 완료했다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삭제 명령은 완수되어 사라진다. 그 후에 열차를 타고 다시 매트릭스로 회귀하면, 프로그램은 매트릭스의 삭제 명령 밖에 존재하게 된다.



『매트릭스 2 : 리로디드』에서 네오는 프로그래머들이 드나드는 뒷문을 본 적이 있다. 네오는 이를 이용해서 설계자를 만났다. 이 장소로 들어왔을 때, 함선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모피어스 일행은 네오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매트릭스 내에서도 그 모습을 감췄다는 뜻이다. 분명히 매트릭스에 존재하는 장소지만 외부에서는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없으며, 코드를 지니지 않으면 드나들 수 없는 장소다.


트레인맨이 만든 중간 지대도 이와 비슷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간이 들어올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그렇다면 네오는 어떻게 접속도 하지 않은 채 중간 지대에 들어오게 됐을까?



네오는 열차가 지나간 통로를 통해서 중간 지대를 빠져나려 하지만, 반대편 통로로 다시 돌아올 뿐이다. 네오는 자력으로 이 곳을 빠져나갈 수 없다. 



네오는 자기 스스로 이 곳에 들어왔으니, 빠져나가는 것도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의식을 집중하는 그의 머리속에 기계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저 이미지는 하나의 장소이며, 네오가 도달해야 하는 곳이다. 네오는 이미 그 곳을 알고 있다. 모든 시작이 그 곳에서 이뤄졌고, 끝이 맺어질 장소이기도 하다.


모피어스와 트리니티에 의해 중간 지대에서 빠져나온 네오는 해답을 얻기 위해서,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오라클을 찾는다.



- 접속 하지 않고 내가 어떻게 역(중간 지대)에 간 거죠? 센티넬은 어떻게 처치했고? 내게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

- '그(The One)'의 힘은 현실을 초월해. 그 근원에 다다를 만큼.......

- 근원?

- 소스. 센티넬을 처치할 때 느꼈지만, 자네는 받아드릴 준비가 안 됐어. 죽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일 거야.[각주:3]


우리는 여태까지 '그'의 힘이 매트릭스 내에 국한되었다고 생각했다. 매트릭스가 가상의 세계라는 진실을 인지하고만 있다면, 통제에서 벗어나 규격 외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트릭스 1』에서 다뤘던 내용이다. 그러나 『매트릭스 2 : 리로디드』에서 봤듯이 매트릭스는 가상 세계임은 확실하지만, 진실은 아니었다. 참된 진실은 매트릭스 너머 시온마저도 설계자의 통제 아래에 있다는 사실이다. 앞 선 다섯 명의 네오는 이 사실을 깨닫자마자 확실하게 인류를 보존하는 길을 선택했고, 현재 네오는 트리니티를 구하는 선택을 했다.


우리는 『매트릭스 1』에서 원형이 탄생되었다고 믿었지만, 이는 이미 일어났던 일에 불과하다. 『매트릭스 2 : 리로디드』에서 네오가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하기 전까지 그는 앞 선 다섯 명의 반복, 모방, 복제에 지나지 않았다. 트리니티를 구하는 그 순간, 비로소 진정한 원형이 된 것이다.


오라클은 '그'가 근원에 다다를수록 현실의 초월하는 힘을 지니게 된다고 말했다. 네오가 센티넬을 느끼고 처치할 수 있었던 건, 전보다 근원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통해서 네오는 직접적으로 근원, 소스를 접했지만 받아드리지는 못했다. 아직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근원, 소스를 받아드리기 위해서는 우선 이해가 필요하다. 매트릭스는 물론이고 시온마저도 거짓, 복제, 모방이라는 사실에 대한 이해. 여태까지 모피어스가 믿어왔던 예언, 구원자, 네오에 대한 것까지 모두 거짓이었다는 이해. 여태 자기 자신이 스스로 걸어왔다고 믿어왔던 길이, 사실은 설계자와 오라클에 의해 정해진 길이었다는 이해. 인간은 기계에게 지배 당하고, 통제 받고, 잠들어 있다는 진실에 대한 이해. 무엇보다 네오마저도 반복 속에서 만들어진 모방에 불과하다는 이해가 필요하다.


네오는 『매트릭스 3 : 레볼루션』에 이르러서 이 모든 사실을 이해한다. 그리고 『매트릭스 1』에서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누구도 하지 않았던 선택을 통해, 다시금 원형으로 거듭나게 된다.





  1. 영화 『매트릭스 3』 中 [본문으로]
  2. 위와 같음 [본문으로]
  3. 위와 같음 [본문으로]

영화 『매트릭스』분석 : 3. 진실을 마주하고

시뮬라크르란 결코 진실을 감추는 것이 아니다. 진실이야말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숨긴다. 시뮬라크르는 참된 것이다.[각주:1] 영화의 배경이 되는 '매트릭스'는 참혹한 진실, 기계에 의해 인간이 건전지로 전락해버린 비참한 현실이다. '매트릭스'는 '과거 인간의 시대'의 시뮬라크르인 동시에 인간이 기계의 건전지로 사용되는 현실, 진실을 나타낸다.


우리가 그토록 궁금해하던 매트릭스의 진실은 『매트릭스 2 : 리로디드』의 후반부에서 설계자(Architect)와 네오의 대화를 통해 밝혀진다.



키메이커에게 소스로 들어가는 열쇠를 건네 받은 네오는 문을 열어 소스로 들어간다. 소스는 매트릭스의 근원이다. 네오는 그 안에서 설계자와 마주하고, 숨겨져있던 진실을 마주한다.



- 누구죠?

- 나는 설계자(아키텍트). 매트릭스의 창조자지. 자네를 기다렸네. 질문이 많군. 의식이 바뀌긴 했지만, 자네는 인간이야. 따라서 내 대답을 이해 못할 수도 있을 거야. 자네의 첫 질문은 적절하기는 해도, 가장 무의미한 질문이기도 하네.

- 내가 왜 여기 있죠?

- 자네의 삶은 매트릭스의 불균형한 방정식의 나머지의 합집합이야. 자넨 내가 수학적 정도의 조화인 매트릭스에서 없애지 못한 우발적 변종이지. 해결하진 못했지만, 예상이나 통제의 범위는 안 벗어났기 때문에 자네가 여기까지 오게 된 거지.

- 내 질문엔 답을 안 했소.

- 맞아. 흥미롭군. 자네가 가장 빨랐어.

- (모니터 속 네오가) 뭐라고? 또 있었어? 몇 명이나?

- 매트릭스는 오랫동안 존재했다. 난 하나의 완벽한 변종의 탄생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게 여섯 번 째 버전이지.

- (모니터 속 네오가) 5명이 더 있었다고? 거짓말! 개소리야!

- 둘 중 하나군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거나. 아무도 몰랐거나.

- 그렇지. 자네의 추측대로 변종은 조직의 산물이야. 가장 단순한 방정식에서도 변이를 일으키지.

- (모니터 속 네오가) 날 통제하지는 못해! 없애버리겠어! 죽여버리겠어!

- 선택. 문제는 선택이군요.[각주:2]


둘의 대화에서 밝혀지는 사실을 하나 씩 확인해보자. 우선 이 대화를 통해서 매트릭스는 여러 버전이 존재했으며, 그 기준은 네오와 같은 변종의 탄생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섯 번 째 버전이라는 건, 과거 다섯 명의 네오가 존재했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피어스를 비롯한 모든 인간들은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 사실을 알았던 존재는 다섯 번 째 네오 뿐이었다.


'네오'라는 존재는 매트릭스 내에서 설계자가 미처 잡아내지 못한 오류의 집합체다. 우연의 극대화, 바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설계자의 예상이나 통제를 완벽하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미 과거에 다섯 명의 네오가 바로 이 자리로 찾아왔었고, 현재에 이르러 여섯 번 째 네오가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요원을 능가하는 신체 능력, 매트릭스 내의 규칙을 거부하는 능력, 총알을 멈추거나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네오가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뜻이다. 모두 설계자의 예상과 통제 속에 있었다.




- 최초의 매트릭스는 완전했지. 완벽하고, 탁월했어. 그런데 어이없이 실패하고 말았네.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인간에게 내재한 불완전성 때문이었지. 다음엔 인간 역사를 근거로 인간의 괴팍한 면들을 더 정확히 반영했어. 그러나 그 역시 실패하고 말았지. 나는 나보다 낮은 지능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네. 적어도 완벽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지능. 그래서 직관력이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한 거야. 원래는 인간 정신의 단면들을 연구하려고 만들었지. 내가 매트릭스의 아버지라면, 그녀는 매트릭스의 어머니야.

- 오라클!

- 제발....... 그녀는 선택권만 주면 99%의 인간이 프로그램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알아냈지. 거의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인식되는 선택권이라도 말이야. 효과는 있었지만, 근본적인 결함 때문에 내버려두면 시스템을 위협할 수도 있는 전혀 상반되는 변종이 생겨났지. 따라서 프로그램을 거부한 이들은 소수이기는 해도, 재앙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거야.

- 시온 말이군요.

- 네가 온 이유는 시온이 붕괴될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모조리 제거되지.

- 웃기는 소리. (모니터 속 네오도 함께)

- 가장 예측이 쉬운 반응이 부정이지. 하지만 잘 들어라. 우린 시온을 다섯 번이나 파괴했고, 그 일은 점점 쉬워지고 있다.[각주:3]


오라클은 두 번 째 매트릭스 실패 후, 설계자가 만들어낸 프로그램이다. 대화에서 네오가 그녀를 '오라클(Oracle)'이라 부르자 설계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제발(Please)'라고 말한다. 마치, 그녀를 그렇게 부르지 말라는 듯하다. 오라클의 뜻은 '신의 말을 전하는 자, 예언자'로 해석되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매트릭스에 있는 인간들의 시점일 뿐이다. 설계자 입장에서 그녀는 그저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네오가 그녀를 오라클이라 지칭하는 것에 난색을 표한다고 볼 수 있다.




- 너는 소스로 복귀해 네가 가진 코드를 전달하고 초기 프로그램을 입력한 후, 시온을 재건설할 여자 16명과 남자 7명을 매트릭스에서 뽑으면 된다. 이 과정을 따르지 않으면 시스템 충돌이 일어나 매트릭스의 모든 인간이 죽는다. 그럼 시온의 멸망과 함께 인류 전체가 종말을 맞게 되지.

- 그렇겐 못할 텐데. 인간은 당신 에너지원이니까.

- 우리에겐 여러 단계의 생존방법이 있다. 문제는 네가 인류의 멸망을 감당해낼 준비가 됐느냐는 거지. 반응이 아주 흥미롭군. 먼저의 다섯은 모두 비슷한 태도를 보였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동족에 대한 끝없는 애착을 나타냈거든. 모두 일반적으로 반응했는데 넌 훨씬 더 구체적이야. 사랑 때문인가.

- 트리니티!

- 네 목숨을 자기 것과 바꾸려고 매트릭스에 와 있지.

- 안 돼.

- 마침내 근본적인 결함이 궁극적으로 표출되고, 시작과 끝으로서의 변종이 발현되는 순간이 왔군.[각주:4]


매트릭스가 실패하면 설계자는 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오류 코드를 확인하고 프로그램을 리셋시켰다. 동시에 발생한 오류들을 모두 삭제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바이러스나 오류가 발생하면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보고서를 요청하는 백신 프로그램과 같다. 보고서를 받은 백신은 같은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다. 


오류 코드의 집합체가 바로 네오이며, 프로그램은 매트릭스다. 삭제시킬 오류들은 시온이 된다. 여태까지 다섯 명의 네오가 존재했고, 다섯 번 시온이 멸망했다. 



- 문이 두 개 있다. 오른쪽은 소스로 가서 시온을 구할 문이고, 왼쪽은 인류를 멸망시키면서 여자에게 갈 문이지. 네 말대로 선택의 문제다. 하지만 우린 이미 결과를 알고 있지 않나? 네 몸에선 벌써 화학반응이 일어나고 논리와 이성을 덮어버릴 감정이 싹트고 있지. 그 감정 때문에 아주 간단한 사실을 잊고 있어. 그 여자는 죽는다. 넌 절대 막을 수 없어.[각주:5]


다섯 번 시온이 멸망했다는 이야기는, 이전 다섯 명의 네오는 오른쪽 문으로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네오는 트리니티를 구하기 위해 왼쪽 문을 선택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전과 다른 네오를 만들어낸다. 첫 번째 분석문에서 절대적인 근원은 존재하지 않고, 절대적인 다름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과거의 다섯 명과 다른 선택을 함으로서, 네오는 새로운 원형으로 탄생한다. 네오는 전혀 새로운 원형이 된다.



- 하! 희망은 인간 본연의 환상이지. 네 가장 강한 무기이자, 치명적인 약점이기도 하고.

- 다신 날 안 만나는 게 좋을 거요.

- 그럴 일 없네.[각주:6]


설계자는 네오에게 다시 만날 일이 없다고 답했지만, 이후 둘은 다시 만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설계자의 계산(예상이 아니다)이 틀렸다. 이는 네오가 비로소 설계자의 통제를 벗어났다는 뜻이다. 그리고 바로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설계자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네오는 트리니티를 구해내는데 성공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죽은 트리니티를 소생 시킨다. 이미 이 순간부터 네오가 설계자의 예상을 뛰어넘고, 통제에서 벗어났음을 알 수 있다.



- 이해할 수 없어. 모든 게 예언대로 됐는데....... '그'가 소스에 가면 전쟁은 끝나야 돼.

- 24시간 안에 끝나요.

- 뭐?

- 대책을 안 세우면 24시간 안에 시온이 멸망해요.

- 뭐?

- 어떻게 알지?

- 내가 들었어.

- 누구한테?

-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내가 믿는다는 거예요.

- 아냐, 예언은.......

- 거짓이에요, 모피어스. 예언은 거짓이에요. 난 아무것도 끝내지 못해요. 모두 통제 시스템일 뿐이에요.

- 믿을 수 없어.

- 방금 말했잖아요. 예언대로 전쟁이 끝났나요? ......미안해요.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분명한 사실이에요.

- 어떡하면 되지?

- 나도 몰라.[각주:7]


네오는 설계자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전하지만, 다들 믿기 어려워 한다. 누구보다 오라클의 예언을 믿었던 모피어스는 끝내 그 사실을 부인하려 한다. 여기까지 우리가 알아낸 사실을 정리해보자.


1. 매트릭스는 과거 인간들의 세상을 본 떠 만든 통제 프로그램이다.

2. 수많은 오류가 매트릭스에서 발생했고, 그 집합체가 바로 네오다.

3. 네오의 출현으로 매트릭스의 버전이 나뉘는데, 영화가 진행되는 시점은 여섯 번 째 버전의 매트릭스다.

4. 인류의 멸망은 네오에게 달려있는 문제다.

5. 앞서 다섯 명의 네오는 인류를 구하는 선택을 했다.

6. 이로 인해 시온은 이미 다섯 번이나 멸망했었다.

7.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인간은 아무도 없었다. 혹은 네오만이 알고 있었으나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았다.

8. 현재의 네오는 트리니티를 구하는, 앞선 이들과는 다른 선택을 한다.

9. 결과적으로 네오는 설계자의 예상과 통제를 벗어난, 새로운 원형으로 탄생한다.



네오는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느낀다. 처음 마주하는 상황에서도 폭탄이 날아오는 것을 감지하고, 기계(센티넬)를 느낄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손짓만으로 기계를 파괴하기까지 한다. 마치 매트릭스 내부에 간섭하는 것과 같은 초능력을 보인다. 이는 네오가 설계자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으며, 보다 더 깊은 곳까지 프로그램에 간섭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실을 감추기 위한 껍질을 벗겨내고, 감춰졌던 사실을 마주한 네오는 한 층 더 또렷하게 원형의 모습을 띄게 된다.






  1. 『시뮬라시옹』, 장 보드리야르, 민음사, P. 5 [본문으로]
  2. 영화 『매트릭스 2』 中 [본문으로]
  3. 위와 같음 [본문으로]
  4. 위와 같음 [본문으로]
  5. 위와 같음 [본문으로]
  6. 위와 같음 [본문으로]
  7. 위와 같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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